평소에 만만해서 이용해 먹기 좋은 사람을 호구라고 부릅니다. 꼭 어리숙하지 않아도 어디서 사기를 당하거나 바가지 당해서 물건을 구입했을 때도 호구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유야 가지각색이겠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호구'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닌 욕에 가까운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국어사전에서 '호구'는 범의 아가리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처지나 형편을 이르는 말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한자의 음과 뜻은 '虎(호랑이/범 호), 口(입 구)'입니다.
문장 예제) 호구를 잡다
원래 호구는 바둑 용어로, 바둑에서 바둑돌 석 점이 둘러싸고 한쪽만이 트인 그 속을 의미합니다.
바둑돌이 놓여 있는 그 모양이 호랑이의 입과 같다고 해서 '호구'라고 부르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바둑 용어가 왜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단어가 됐을까요? 바둑에서 상대편 바둑돌 석 점이 이미 포위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 속에 바둑돌을 넣으면 사방이 막혀 결국 먹히게 됩니다.
들어가는 순간 바로 죽는 위치를 제발로 찾아서 들어가는 형국이니 축구로 따지면 일부러 넣는 자살골에 가까운 행동이 됩니다.
이렇게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에서 자기 실속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손해되는 길을 제 발로 찾아가는 사람들을 가리킬 때 '호구'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똑똑한 사람이 되지는 못할망정 내 무덤을 내가 파는 호구가 되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정신 바짝 차리시기 바랍니다.